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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소설

백야행 - 히가시노 게이고

엘로퀸스 2018. 1. 18. 15:18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이전 포스팅했던 '비밀'과 함께 한국에 가장먼저 번역된 작품이다. 비밀은 1999년 출간, 백야행은 2000년도 즉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이 두작품은
게이고의 대표작이라 할수있다. 먼저 소설 제목인 '백야행'은 '하얀 어둠속을 걷는다'라는 뜻으로 밝은 세상밖으로 나갈수 없는 주인공들의 처지를 표현
한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고 할수 있는 이 '백야행'은 그 명성에 걸맞게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었고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흥행하진못했지만 영화로도 개봉됬었다. 이례적으로 일본보다 한국에서 영화화가 먼저됬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뉘앙스와 은밀한 복석, 시적암시 등 게이고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미스터리 장편소설이다.
이제 여느때와 다를것없이 인물소개 먼저하겠다.
키리하라 료지.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이다. 전당포 '키리하라'네 아들이다. 평범한 똑똑한 소년 이었으나 사랑하는 유키호의 인생에 빛을 주기위해
어둠의 세계에 살기로 결심하고 수많은 범죄에 손을 담그게 되는 인물.
카라사와 유키호. 변변찮은 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머니로부터 매춘을 강요받는 소녀. 첫사랑이 료지의 도움으로 구원받게 되며 료지와 함께 과거를 지워가며
그 이상으로 거짓된 인생을 살게되고 료지의 희생에 부응하듯 눈부신 성공을 거머쥐어간다.
키리하라 미키코. 료지의 어머니로 료지가 생겨서 결혼하게 되어 료지가 어릴땐 애착이 없었지만 료지가 크고 없어진 이후 처음으로 소중함을 느끼는 인물.
사사가키 준조. 키리하라 요스케 살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 사건 자체는 미궁에 빠지지만 거기서 만난 두아이들에게 위화감을 느껴 뒤를 조사하지만
확증을 얻지못한다.
마츠우라 이사무. 전당포의 점원으로 미키코의 애인이자 료지의 과거를 아는 남자. 요스케가 죽고 가게의 공금횡령이 밝혀짐과 동시에 행방이 묘연해진다.
시노즈카 카즈나리. 시노즈카 그룹의 도련님이다. 모든것을 완벽히 갖춘 존재. 유키호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코가 히사시. 사사가키와 함께 행동하는 신참형사. 사사가키를 쫓아 다니면서 정의를 관철하게 된다.
소노무라 토코히코. 잘생기고 둔한스타일로 어린시절 료지의 꼬임으로 돈많은 중년여성의 매춘에 정신이 빠지고 어떤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 료지와 관련된
인물중 유일하게 행복해진 인물.
카라사와 레이코. 후미요가 죽은후 유키호를 키운 양엄마. 차도와 화도의 선생으로 유키호가 자수할것을 바라며 지켜본다.
쿠리하라 노리코.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제사로 료지와 동거했던 여인. 료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원했던 인물.
타카미야 마코토. 유키호가 다니는 대학의 댄스부 부부장을 맡으며 유키호의 남편이 되는인물.
지금까지 포스팅한 작품중 가장 많은 인물이 나온것 같다. 그덕에 몇몇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을 빼먹은것같다. 다음엔 적어둬야겠다 생각하며 줄거리 내용으로 이어나가겠다. 줄거리가 순도 높은 스포일러가 담겨있어 책을 읽을 사람이라면 스크롤을 많이 내려주길바란다.


키리하라 료지, 카라사와 유키호 이 두사람은 성추행 사건에 의해 강한운명의 고리로 연결되게 되는데
료지의 아버지는 유키호의 어머니에게 돈을 주며 딸 유키호를 성추행하고 있었다. 공사장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유키호에게 성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료지는 분노에 휩싸여 아버지를 살해하고 만다. 유키호 또한 자신을 돈 몇푼에 넘긴 어머니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가스를 틀고 어머니를 자살로
위장해 죽인다. 사건이후로 료지는 유키호의 주변을 맴돌면서 지켜나갔고 유키호는 어머니를 증오하며 돈에 혈안이 된채 살아간다.
사건이후 이들에겐 이상하고 흉흉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유키호 주변에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모든 사건들은 유키호와 피해자의 관계가 이전과 달라졌거나
피해자의 생활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짐작컨데 유키호가 개입되어 있긴 하지만 혼자선 불가능한일. 그렇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건은 키리하라 료지가 행동에 옮긴것이다.
그 배후에는 유키호가 있었고. 료지는 유키호가 곤란에 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때 걸림돌이 되는 모든 이들을 다치게 하거나 제거하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
료지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살인까지 저지르며 유키호를 도왔을까? 형사 사사가키에게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자 료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키호는 모른척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글을 쓰면서도 유키호는 과연 무슨 마음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리속을 맴돈다.
이작품은 두사람의 성장과정을 성인이 될때까지 세월을 차례차례 밟아나간다. 유난스러울정도로 작품에 여러 사건이 많이 일어나 숨가쁘게 전개가 이뤄진다.
또한 두사람에 대한 어떠한 심리묘사를 내놓지도 않고 심지어 만나지도 않는다. 사실적 묘사에 치중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이야기를 진행하는것이
'백야행'의 백미인것같다.
또한 제목자체에 어둡고 무거운느낌이 잘 압축되어있어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안고 살아가는 두 주인공의 숙명을 제목이 잘표현한것같다. 소설 '백야행'의 주된 키워드는
'용의자 X의 헌신'과 같이 헌신, 희생정신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무조건적인 헌신. 행동의 옳고그름을 떠나 그 순수성만큼은 인정하는 헌신적사랑을 표현한것이다.
이 작품은 어린시절에서 성인이 되서까지의 긴시가동안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일본의 70~80년대 배경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잘 녹여낸 작품이라 할수있다.
컴퓨터 기술을 사용한 범죄를 구체적으로 묘사할 뿐만아니라 카드복제,송금사기,해킹,게임복제와 함께 저작권문제등을 다뤄 당시사회상을 반영해 재미를 더해나갔다.
또한 다른소설과 달리 유난히 죽음과 성적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부패한 어른들에게 상처받고 순수함과 진신을 지키기위해 성적관계와 죽음을 선택한다는것은
일본문학의 큰 특징이다.
사실 이 작품은 두사람의 관계보다는 유키호를 밝혀나가는 추리물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서까지 유키호에대한 정확한 생각을 파악할순 없었는데
결말을 독자에게 맡긴것이다. 그덕분에 강렬한 캐릭터의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한것이다.
이제 마무리하자면 유키호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기위해 범죄를 계획해 왔다면, 료지는 이를 실행하며 자기의 삶을 유키호를 위해 살아간다.
유키호는 어린시절 겪었던 가난과 충격적 경험을 료지를 통해 어둠이라도 밝은 어둠속을 걸을수 있었지만 료지는 완벽한 어둠속에 갇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료지가 불쌍하고 슬프게 느껴지지만 어른들의 탐욕으로 벌어진 일이 어른들의 편견에 의해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슬프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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