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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소설

비밀 - 히가시노 게이고

엘로퀸스 2018. 1. 17. 10:13

비밀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의 글을 쓰고 다시한번 한켠에 놓아둔 게이고의 작품들을 하나씩 보게됬다.
하나씩 포스팅 할때마다 내가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에 관한 일기를 쓰는 느낌이라 꽤나 보람있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유명한 작가들의 책은 소장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게이고작품 중 하나인 '비밀'을 써내려 가겠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출간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게이고의 작품은 대부분이 추리소설이다. 하지만 이번엔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는 힘든 미스터리 멜로물 정도가 되겠다.
역시나 이번작품에서도 게이고만의 특유의 전개방식과 탄력성있는 문장구사로 작품에 빠져들게 만드는데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마지막에 반전에 큰힘을 실어둔 느낌이다.
상상력과 묘사를 집중적으로 표현했고 스릴감은 없지만 기대할만한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항상 책 리뷰를 할때 등장인물 소개를 꼭 먼저하는데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많지 않다.
남자 주인공인 헤이스케, 여자주인공 나오코, 그리고 그들의 딸인 모나미가 끝이다.
영화는 사랑을 테마로한 전개가 이뤄지는데 대략적인 줄거리를 써내려가겠다.
주인공인 헤이스케는 자동차부품공장을 다니며 아내인 나오코, 딸인 모나미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있었다.
그러던중 나오코 사촌오빠의 영결식 참석을 위해 친정인 나가노로 향하는 버스타고 가던중 추락사고를 겪게 된다.
그 사고로 운전사를 포함해 승객 대부분이 사망하게 된다. 헤이스케의 가족들도 병원으로 후송이 되었고 딸과 함께 응급실에 실려온 나오코는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고 필사적으로 살아남길 원했다. 죽음의 끝자락에서 정신이 돌아온지 않은 자신의 딸 모나미가 눈에 들어왔고 본의든 타의든 나오코의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딸에게 영혼이 빙의된다.
나오코의 육신은 죽었지만 나오코의 영혼은 살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나오코는 자신의 욕심으로 딸을 희생시켰다는 죄책감에 힘들어 하지만 열심히 살아서 딸에게 몸을 돌려줄 방법을 찾겠다 말하며 죄책감을 희석시킨다.
이에 남편인 헤이스케도 동의하고 딸의 몸에 자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은 비밀로 하게된다. 그리하여 나오코는 밖에선 모나미의 생활 집안에서는 나오코. 이렇게 이중 생활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또한 모나미의 똑똑한 두뇌를 활용해 의과대학까지 합격한다.
하지만 현실은 나오코가 딸의 몸에 들어가 있는 비정상적상황에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었다. 나오코는 남편만이 자신의 정체성을 이어줄 존재였으며 헤이스케 역시 세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는 다소 독특한 행복감에 낯설어 했다.
이렇게 부부로써의 생활은 이어나갈수 있었으나 육체관계가 없어 부부라는 존재의 확인을 위해 관계를 시도했지만 자신의 딸 몸을 상대로 도저히 할수 없었기에 무산된다.
하지만 헤이스케는 딸의 학교교사가 자신에게 대쉬를 해왔지만 단칼에 거절할 정도로 가정을 위한 애착이 강했다 반면 나오코는 모나미의 몸으로 다니게 된 대학교에서 선배가 대쉬해오는등 점점 남편과 가정에 소홀에 지게 된다. 이에 헤이스케는 당황하며 둘을 갈라놓으려 노력한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이 지나며 나오코는 하나의 굳은 다짐을 품게 되고 그러던중 기적적으로 모나미의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다.
한 몸을 가지고 모나미와 나오코의 의식이 교대로 깨어나면서 점점 나오코의 깨어있는 시간은 줄어들며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없다 생각한 나오코는
헤이스케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결국 나오코와 헤이스케는 연애시절 추억이 깃들어 있던 등대에서 마지막 이별을 나누고 이후 다시는 나오코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모나미는 사고 당시 죽은 버스기사의 아들과 결혼식을 올리고 헤이스케는 어느덧 훌쩍자라 결혼하는 딸을 대견하게 바라본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사실 지금까지 포스팅에는 전체적인 줄거리까지 다 적어서 100% 스포일러 포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뒤에 반전이 꽤나 큰 작품이라 차마 적지 않겠다. 지금 적은 곳까지가 가장 깔끔하고 이상적으로 끝난 엔딩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후에 어느정도 대략적인 감을 잡은 분들도 있겠지만 책으로 읽거나 영화를 보는걸 추천한다.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고 글로 모든 내용을 아는것보다
직접보는게 더 많은 느낌을 얻을수 있을것같아 뒷 결말은 포스팅하지 않겠다.
사실 방금도 언급했듯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꽤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 졌다. 그만큼 대단한 작품들이 많다는 말이기도 한데 이 '비밀'또한
영화, 그리고 드라마 판까지 제작됬다하니 인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알수 있는것 같다.
언제나 원작이 있는 영화는 원작을 먼저보고 영화를 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비밀'또한 마찬가지로 원작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길 추천한다.
원작과 영화에 여러가지의 차이가 나는데 먼저 전개방식이 원작 소설은 차갑고 건조한느낌이다. 아무래도 장르가 추리물이다보니 미스테리한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다. 헤이스케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때문에 나오코의 심리상태를 알수가 없다. 하지만 영화는 나오코의 심리상태를 상세하게
표현해주며 추리물적 느낌을 완전히 뺐다. 그래서 관객들과 원작 독자들의 관점차이가 나게 된다.
대표적인것은 후반부에 나오는 버스기사의 아들인데 원작 소설은 차가운 느낌의 엔지니어지만 영화는 라멘가게에 일하는 순수한 청년으로 표현된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접해보는게 가장 좋은거 같다. 외적인 이야기로 뤽배송이 영화를 인상적으로 보고 판권을 사갔다는 루머가 있다한다.
하지만 실제로 The Secret이라는 영화로 리메이크 된다. 본작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냉정함과 잔혹함이 더해졌다한다.
이제 마무리하자면 이 작품에서 '비밀'은 말그대로 헤이스케와 나오코 이 둘이 겪고 있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고 잔잔한 흐름을 이어나가다 마지막 반전에
큰힘을 실어준게 컸던 작품이다. 친딸로 인식되어있는 모나미와 그안에 영혼이 깃든 나오코. 이런 상황에서 부부관계 유지가 쉬운일은 아니었을것이다.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다양한 반응이 나올거라고 짐작했다. 반전에 비중이 크다보니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을거 같았고 나오코와 헤이스케의 안타까운 사랑에
씁쓸한 사람도 있을것이고 예상된결말을 짐작했던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만큼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가질수 있게 잘 풀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꽤 오래된 소설이지만 색다른 자극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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