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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소설

어느 '고쿠라 일기' 전 - 마쓰모토 세이초

엘로퀸스 2018. 7. 7. 10:05

어느 '고쿠라 일기' 전

 

마쓰모토 세이초

 

일본 문학의 거인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가져왔다. 사실 이 작가를 잘 알지 못했고 우연한 기회로 작품을 접하면서 관심이 가게 되었다. 수많은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글을 썼었고 그가 생애 마지막까지 남긴 작품은 천여 편에 달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추리소설 두 작품이 있다. ‘점과 선’, ‘눈의 벽이다. 이 두 작품은 범죄의 동기를 중시한 사회파 추리소설로써 발매당시 세이초 붐을 일으킬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이번에 가져온 작품은 나오키상의 후보작이었지만 뜬금없이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어느 고쿠라 일기전 이다. 사회파 추리작가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대중문학상이 아닌 순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작품은 앞서 말했든 추리소설이 아닌 순문학 작품이다. 현실과 싸우면서도 타협해 나가는 주인공 다노우에 고사쿠. 세상에 기댈곳 없는 그는 학문의 길을 택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살아나가기 힘든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의 근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전기 소설 같은 느낌이 드는데 작중에 등장하는 다노우에 고사쿠는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존 인물과 작중인물의 차이를 분명하게 둔 세이초다. 실제인물은 주인공이 전후에 사망했고 외아들인 것과는 달리 누나가 있었으며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다. 형토 역사가로 알려져 있었고 오가이의 자취를 조사했었지만 고쿠라일기의 재현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작품의 이야기는 1940년 가을 어느 날에 모리 오가이 전집의 편찬위원인 시인 K씨가 편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시작한다. 편지의 내용은 오가이의 불우한 시대로 여겨지는 고쿠라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고쿠라일기가 분실되어 책에 실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쿠라 시절의 오가이의 발자취를 조사중이었는데 이야기는 이후 10년 동안의 고사쿠의 생활과 조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삶의 하나의 목적이자 희망이었던 고쿠라 일기를 찾는 작업도 행방이 묘현하던 책이 발견됨으로써 헛된 일이 되고만다. 세상에 기댈곳 하나 없는 한 청년이 현실과 싸우며 삶을 목적을 찾아가고 그가 일생동안 행했던 일을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즉 독자의 시선을 약자에게 맞추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뭔가 가슴이 먹먹하고 슬픈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인 전쟁이 진행되며 그가 진행하는 작업은 점점 어려워졌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정은 더움 비참해지고 고사쿠의 병도 점점 악화 되어갔다. 결국 고사쿠는 사망하게 되고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유골과 작업의 초고를 가지고 구마모토의 친척집으로 옮겨간다. 이후 오가이의 아들이 옷장을 정리하다 고쿠라 일기의 원본이 발견된다.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일을 했던 고사쿠. 하지만 그가 열정을 가지고 행했던 그 일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계속해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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