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킹

감염유희 - 혼다 테쓰야 본문

책 한권의 여유/소설

감염유희 - 혼다 테쓰야

엘로퀸스 2018. 7. 5. 22:33

감염유희

 

혼다 테쓰야


이번 작품은 혼다 테쓰야의 외전격인 감염 유희이다.

감염 유희는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의 라이벌이자 천적인 카쓰마타 형사를 중심으로 시머트리에 수록된 지나친 정의감 편에서 등장하는 쿠라타와 신출 형사 하야마를 전면으로 세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조연으로 나온 인물들이 주연의 시점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점이 인상깊다. 사건 해결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 카쓰마타. 그리고 경찰로서의 사명감과 정의감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지만 아들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으로 평생 자신의 업이라 여겼던 형사에서 물러나는 쿠라타. 자신이 어렸을 때 살인사건을 목격한 기억을 이겨내기 위해 경찰관이 된 하야마. 이 세명의 독특한 캐릭터를 혼타 테쓰야는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어 입체적으로 재 탄생 시켰고, 레이코 형사 시리즈를 한층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 형사가 얽혀 있는 과거의 사건을 현재와 교차 시키면서 각각의 방식으로 사건을 마주하는 심리와 내면을 잘 표현했다.

감염유희는 형상들의 고충과 활약상에 대해 소상히 다뤄내고 있으며 사건 주변에서의 인간의 내면까지 정확히 표현하는 세밀함을 가지고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작품은 전직 고위 관료들이 연달아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카쓰마타는 최근의 벌어진 사건들이 15년전 발생한 한 제약회사의 직원 살인사건, 두 남녀가 길거리에서 피습을 당한 사건, 관료가 연루되어 있는 상해사건이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 하고 자신을 깊이 있게 추적한다. 각각의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건의 이면에는 또 다른 진실이 있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의 실체는 가히 충격 적이다. 앞서 말했듯 혼다 테쓰야가 모든 작품에 담고 있는 메시지를 이번 작품에도 잘 담아 냈다. 갖은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자신의 배만 채우기 급급한 높은 관료들과 사회의 제도적 구조적 문제점 삼은 이 작품은 혼다 테쓰야가 일본 사회를 한때 떠들썩 하게 했던 현실적 문제를 사회시스템이 한 개인을 얼마나 큰 위기로 몰아가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로 일컬어 지고 있는 악성댓글,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하나의 유희처럼 번지는 사어버 세상을 한 축으로 설정함으로써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려하고 있다. 작품은 네 가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염유희’, ‘연쇄유도’, ‘침묵원차’, ‘추정유죄이다. 앞서 설명했듯 별개의 사건들이 과거, 현재를 넘나들며 입체감을 살려냈다. 각각의 사건이 어떻게 하나의 퍼즐처럼 맞춰지는지 또한 신경쓰지 못하고 지나갔던 가벼운 에피소드들이 모여 어떻게 큰 그림을 완성하는지를 보면 구성력과 독자의 상상력을 얼마나 신경썼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잘못된 사회구조가 낳은 사람들의 분노라고 할 수 있다.

부조리한 현실을 마주하며 매일 희생을 강요받는 세상. 그런 잘못된 바이러스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며 점점 살의 라는 변이를 일으키고 이 세포는 언제든 사회 전체의 치명적인 독을 뿜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있다. 사회 구조의 모순을 파헤치며 독자들에게 많은 의문을 남겨주는 작품 감염 유희였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