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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소설

GO - 가네시로 가즈키

엘로퀸스 2018. 2. 20. 15:48

GO

 

가네시로 가즈키

 


포스팅한지 한달이 지나가는데 점점 소재거리가 떨어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목표는 성취해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소개 할 작품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Go"이다.
 소설은 재일교포 고등학생 스기하라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이 책의 명성은 이 당시 상당히 히트를 쳤기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일본의 연애소설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심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이 책의 첫 장을 펼쳐들자 의외의 것들이 펼쳐졌다. 우리의 지난 역사의 생채기가 만들어 낸 우리만이 이해 할 수 있는 아픔들.그리고 작가는 뜻밖에도 재일교포였다. 스스로를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작가는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이 책 ‘Go’에 풀어놓고 있었다.
작가는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봐달라고 하지만 마냥 사랑이야기로 보기엔 내용자체에 무게가 상당히 실려있다. 재일교포 3세인 작가가 겪은 이 자전적 성장소설은, 일본사회 내에서의 재일한국인의 위치, 재일교포들이 겪는 어려움 등 자칫 무겁고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서술하지만 핵심은 놓치지 않는다.
재미있는 표지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된 'Go'는 일본사회 내에서의 한국인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어느정도 답을 정의해준다.
서론이 길었다. 바로 등장인물을 소개하자면 스기하라. 작품의 주인공이며 중학교까지는 조선학교에 다녔고, 일본의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싸움을 잘하며 똑똑한 면이 있다. 카토. 스기하라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일본인이고 야쿠자의 아들.
사쿠라이. 작품의 여주인공미며 카토의 생일파티를 계기로 스기하라와 알고지내며 사귀게 된다. 히데요시. 스기하라의 아빠. 전직 프로복서다. 미치코. 스기하라의 엄마. 식당에서 일한다. 정일. 스기하라와 친구이며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했어도 계속 친하게 지낸다.

 


바로 간단한 줄거리를 언급하자면 어릴 적 일본인이었던 스기하라의 아버지는 일본 패망 후 조선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게된다. 그러나 조선은 이미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어서 혼란스러웠고 일본에 머문다 하더라도 어느 쪽이든 선택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일본인에서 북조선인이 된 스기하라의 아버지는 얼마 뒤 세번째로 국적을 바꾸게 된다. 재일조선인에서 재일한국인이 된것이다. 스기하라는 그동안 다니던 민족학교를 떠나 일본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곳에서 스기하라는 일본인 친구인 카토를 만나게 되어 그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게 된다. 그렇게 가게 된 생일 파티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그 날의 파티를 계기로 순수 일본인인 사쿠라이와 스기하라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스기하라는 자신이 순수 일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속이고 계속해 만남을 지속해오다, 양심에 걸렸던 스기하라는 어느 날 그가 재일동포임을 그녀에게 고백하게 되고, 둘 사이는 한동안 소원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그녀에게 만나자는 전화가 오게 되고 그녀는 사실 그를 파티에서 만나기 전부터 사쿠라이는 알고 있었고, 자신 또한 그를 좋아한다 고백한다. 그 파티에 가게 된 것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게 됐다는 것. 그렇게 둘의 사랑이 다시 시작하게 된다.
우선 가벼운 줄거리를 요약해봤다. 분명 내가 요약한 줄거리로 봤을땐 사랑이야기가 틀림없다. 하지만 이 책을 직접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는 줄거리로는 정리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스토리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에 따른 제일동포들의 어려움이다. 당연히 재일교포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쓰는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시도는 제일동포 최초의 나오키상 수상이라는 큰 결실로 맺어질 수 있었다.
어릴적 스기하라는 조선학교에서 공산주의에 관해 배웠었다 자본주의는 타락했으며 미국은 절대 적국이라 배웠다. 그러나 그는 선택의 여지없이 그가 처한 환경속을 살아가야만 했다. 일본인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스기하라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며 학교 싸움짱들의 도전도 묵묵히 받아줘야만 했다. 이상형의 소녀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재일동포라는 이유만으로 고뇌를 해야만 하는 슬픔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은 재일교포들이 받았던 차별과 멸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작중에 스기하라는 이런말을 한다. "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재일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모두 같은 조상이야 국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라는 말이다. 소설은 결국 국적으로 서로를 나누고 경계하는 인류의 모습을 짚고자 하는 것이다.
스기하라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위와 같이 자신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다며, 자신은 자신 그대로의 삶이 있다며 결론을 내린다.
이 작품은 원작이 히트를 친만큼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직접 보지못해서 간단하게 평점과 리뷰정도만 봤는데 평이 꽤나 괜찮고 일본에서는 개봉한 그해 일본영화상을 휩쓸었다한다. 기회가 되면 나도 한번 봐야겠다.
결론으로 줄이자면 이 작품은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읽은 뒤에 많은 생각을 할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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